Q: 한이문화예술인협회를 설립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
운명이라고 느꼈다.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문화 산업과 관련된 사람들을 계속 만나게 되고, 현지에서 숨어서 활동하는 아티스트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자연스레 ‘아, 이것이 내가 할 일이구나’라고 느끼게 됐다.
자국에 대한 관심이 많고 자긍심이 뛰어난 반면, 그냥 좋으면 좋은 거고, 싫으면 일을 무산시켜버리기도 하는 기분파 이탈리아인의 고집을 중간에서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인력이 절실했다.
Q: 현재 양국 간의 문화교류 현황은 어떤가?
그간 한국의 문화예술행사를 알리는 작업을 많이 해왔지만, 참 좋은 한국적인 아이템이 있어도 이탈리아 사람들이 보기에는 무슨 아프리카 문화처럼 인식을 한다.
사 실 이탈리아 사람들은 한국 사람들에 대해서 아직 잘 모른다. 그들이 내게 한국 사람들이 중국 음식이나 일본 음식을 먹냐고 물었을 때 한국인으로서 무척 자존심이 상했다. 하지만 제대로 된 반론을 하지 못하겠더라. 한국 문화를 알릴 수 있는 기회들이 없었기 때문에 당연했고, 누군가가 하겠지 라고만 생각했던 거다. 그런 과정이 있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너무 다른 것부터 보여주려고 하니까 그런 거다.
우리의 문화를 보여주기 위해선 그 사람들의 문화를 먼저 이해한 후에 자연스러운 교류를 통해서 이루어져야 하는 건데 그 과정이 무시되니까 소통에 문제가 생기곤 한다.
한 이문화예술인협회를 설립하고 파티를 성공적으로 치른 후, 이탈리아의 몰랐던 문화 단체나 기관을 많이 알게 되었다. 이제는 먼저 연락이 온다. 그들이 말하길, 여태껏 한국과의 문화적인 행사 기획을 많이 했었지만 그런 역할을 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고 한다. 그런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더욱 책임감이 들었고, 앞으로 재미있는 일들이 많이 일어나겠구나 싶었다.
Q: 앞으로의 계획?
앞으로도 세상의 숨어있는 ‘진짜’를 찾아서 사람들에게 알리고, 우수한 문화 콘텐츠들을 네트워크를 통해 소개하고 싶다.
현재 유럽에서 개최되는 행사들을 보면 문화적 코드가 들어가지 않은 행사가 없다.
모든 분야가 서로 융합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고, 콜라보레이션과 같은 협업의 형태로 가는 흐름이 불고 있기 때문에 패션, 디자인, 음악, 음식, 전통과 같은 기존 콘텐츠와 새로운 문화예술 콘텐츠와의 만남으로 다양한 비전을 제시하고자 한다.